새로운 친구들은 왜 교회 중고등부에 오지 않는가?

새로운 친구들은 왜 교회 중고등부에 오지 않는가?
1. 교회가 ‘우리끼리’ 공동체로 굳어졌기 때문
많은 중고등부가 ‘기존 교회 가정의 자녀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미 신앙 전통과 문화를 알고 있는 이들끼리 모이다 보니, 외부인이 들어오면 문화적 장벽을 느끼게 됩니다.
예를 들어:
• 찬양이나 기도 스타일이 낯설다
• 교회 용어(은혜, QT, 말씀묵상 등)를 이해 못한다
• 이미 친구들끼리 친해서 새 친구가 낄 틈이 없다
이런 분위기는 ‘신앙 없는 친구들은 어색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줍니다.
2. ‘전도’가 관계 중심이 아니라 행사 중심으로 변질됐기 때문
과거의 교회는 종종 전도를 이벤트화했습니다. 부활절, 크리스마스, 여름성경학교 같은 행사에 친구를 데려오도록 독려하고, 상품이나 간식으로 유도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은 훨씬 관계 중심적이고, 진정성에 민감합니다.
“친구야 교회 가자. 떡볶이 줘.” 이런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진짜 전도는:
• 오랜 우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회 얘기가 나오는 것
• 교회 안에서 자신이 소외되지 않을 거라는 신뢰가 생기는 것
이런 신뢰 기반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3. 교회가 세상의 언어와 감정을 읽지 못하기 때문
오늘날의 10대들은 정체성, 우울, 경쟁, 소외, 불안정한 가족 문제 등 복잡한 삶의 이슈 속에 살아갑니다. 그런데 교회 중고등부는 여전히 ‘착하게 살자’, ‘말씀 외우자’, ‘예배 잘 드리자’ 수준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그들의 진짜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교회가 가르치고 싶은 대답만 제공하는 셈이죠.
청소년들은 그렇게 느낍니다:
“교회는 내가 겪는 현실을 모른다.”
“거긴 정답만 있고, 내 고민엔 관심이 없다.”
4. 기성세대 중심 구조가 청소년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교회 내에서 청소년은 여전히 ‘지도 받아야 할 대상’으로 취급됩니다. 예배의 주도권, 공동체 운영, 기획 등의 권한은 대부분 성인 교사들이 쥐고 있습니다. 청소년은 그저 “앉아서 듣는 사람”, “지시 받는 사람”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는 자기 주도적 신앙 성장도 어렵고, 친구를 데려오고 싶은 공동체로 발전하기도 어렵습니다. “여기는 우리가 주체가 되는 곳이 아니다”라는 무기력감이 퍼져 있는 거죠.
5. 복음 자체가 매력 있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
이것이 핵심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은 단순히 “죄 지으면 지옥 가니까 교회 다녀야 해”가 아닙니다.
복음은 삶을 새롭게 하고, 존재의 의미를 되찾아 주고, 사랑과 용서를 회복하는 능력입니다. 그런데 중고등부에서 복음을 단순히 “예수 믿어야 천국 간다”는 수준으로만 말한다면, 청소년들에게는 얕고 틀에 박힌 이야기처럼 들릴 뿐입니다.
예수님의 복음을 청소년의 언어로, 삶과 고민에 맞닿은 방식으로, 공감력 있게 전하지 않으면 그들의 마음은 열리지 않습니다.
결론: “닫힌 공동체가 된 교회, 다시 길을 물어야 할 때”
교회의 중고등부가 믿음 있는 자녀들만의 모임으로 고착되는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교회가 세상과 사람의 삶을 외면하고, 자기 언어만 반복하며, 구조를 고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복음은 여전히 능력이 있지만, 그것이 새로운 세대에게 공감되게 전해지지 않으면 그 복음은 ‘멋진 말’ 이상이 되지 못합니다.
이제 교회는 다시 물어야 합니다.
• 우리의 예배와 말씀이 지금의 10대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 그들이 스스로 ‘함께하고 싶다’고 느끼는 공동체를 우리는 만들고 있는가?
• 복음은 지금도 그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솔직히 답하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점점 더 고립된 섬이 되어갈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