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철학하기50 선물이란 무엇인가? – 데리다가 던진 역설 선물이란 무엇인가? – 데리다가 던진 역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는 선물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과연 순수한 선물은 가능한가?”데리다는 선물이란 단순히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는 행위가 아니라고 말한다.주는 자가 자신을 ‘주는 자’로 인식하거나, 받는 자가 자신을 ‘받는 자’로 인식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교환의 관계로 변한다.“주는 자가 ‘내가 준다’고 생각하는 순간, 주는 행위는 스스로를 보상하려 한다.받는 자가 ‘내가 받았다’고 의식하는 순간, 그 사람은 이미 빚을 진다.”이 역설 속에서 데리다는 결론을 내린다.“순수한 선물은 불가능하다.”왜냐하면 인간의 관계는 언제나 기억과 보답의 구조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성경이 말하는 선물 – 은혜로 시작된 관계 .. 2025. 7. 27. 신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저버리다 신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저버리다 ― 기독교와 정치, 구원과 해방의 언어를 다시 묻다1. 신의 이름으로 정치는 무엇이 되었는가 오늘날 정치의 언어는 혐오와 분열의 수단으로 타락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브라질에서는 복음주의 기독교가 이러한 정치적 타락에 깊숙이 관여하며, 신앙의 언어를 극우적 권력의 정당화 장치로 내어주었다. 신은 누구의 편인가? ‘믿음’이란 무엇인가? 정치란 무엇을 위한 도구인가? 이제 우리는 이 근본적인 질문들 앞에서, 신학적 침묵이 아니라 윤리적 실천으로 응답해야 한다.2. 정치화된 신앙: ‘믿음’의 왜곡 기독교 신앙은 본래 약자를 향한 하나님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현대 복음주의는 그 시선을 권력자에게로 돌려버렸다. 한국의 경우, 전광훈 목사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 2025. 7. 22. 신의 이름으로 국가를 파괴하다 — 브라질 복음주의와 극우 정치의 교착 📚 신의 이름으로 국가를 파괴하다 — 브라질 복음주의와 극우 정치의 교착 2023년 1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대통령궁과 대법원, 의회가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손에 점거되었다. 그 장면은 미국의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을 떠올리게 했지만, 그 밑바닥에 흐르는 구조는 다소 달랐다. 이 쿠데타 시도의 중심에는 종교, 그것도 복음주의의 그림자가 진하게 드리워져 있었다. ‘하느님의 뜻’이라는 말이 정치적 폭력을 정당화하는 데 쓰였고, 기도는 헌법을 압도하는 상징으로 동원되었다. 좌파 철학자로서 우리는 이 사건을 단순한 종교적 열광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오해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은 브라질 사회의 특정 계층, 즉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에 내몰린 하층민의 불안과 갈등.. 2025. 7. 22. 나는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 - 조직되지 않은 존재에 대하여 나는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 - 조직되지 않은 존재에 대하여 어느 날한 자칭 맑스주의자가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찾아왔다얘기 끝에 그가 물었다그런데 송동지는 어느 대학 출신이오? 웃으며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싸늘하고 비릿한 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허둥대며 그가 말했다조국해방전선에 함께 하게 된 것을영광으로 생각하라고미안하지만 난 그 영광과 함께하지 않았다 십수년이 지난 요즈음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고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고.. 2025. 7. 16. 이전 1 2 3 4 ··· 13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