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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만나도 흐트러지지 않는 발걸음처럼
履虎尾, 不咥人, 亨 (리호미, 부질인, 형)
리괘履는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사람을 물지 않으니,
형통하다.
[단전]에서 이르노니
리는 부드러운 태괘☱가 강한 건괘☰의 아래에 있으니,
기뻐하면서 하늘에 응한다.
그런 까닭에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사람을 물지 않으니,
형통하다."
강한 양이 중도를 지키며 올바름이니 제왕의 자리에서 허물이 없으면,
그 덕이 빛나고 밝게 된다.
[상전]에서 이르노니
위는 하늘이고, 아래는 연못이 리괘이니,
군자는 이것을 보고 위와 아래를 분별해서
백성들의 마음을 안정시킨다.
초구효, 본래대로 행하여 나아가면 허물이 없다.
[상전]에서 이르노니,
본래대로 나아감은
오로지 원하는 바를 행하는 것이다.
구이효, 행하는 도리가 탄탄하니
마음이 차분한 사람이라야 올바르고 길하다.
[상전]에서 이르노니,
"마음이 차분한 사람이라야 올바르고 길함" 은
마음이 스스로 어지러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육삼효, 애꾸눈이 보려 하고, 절름발이가 걸으려 하는 것이다.
호랑이 꼬리를 밟아서 사람을 무니 흉하고, 무력을 쓰는
포악한 사람이 대군(왕)이 된다.
[상전]에서 이르노니,
"애꾸눈이 보려 함" 은 밝게 볼 수가 없고,
"절름발이가 걸으려 함" 은 함께 갈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은 물어서 흉한 것은 지위가 합당치 못하기 때문이고,
"무력을 쓰는 포악한 사람이 대군이 되는 것" 은
뜻이 강하기 때문이다.
구사효, 호랑이 꼬리를 밟으니 두려워하고
조심하면 결국에는 길하리라.
[상전]에서 이르노니,
"두려워하고 조심하면 결국에는 길함" 은
뜻이 행해진다는 것이다.
구오효, 강하게 결단하여 행함이니
바르더라도 위태롭다.
[상전]에서 이르노니,
"강하게 결단하여 행함이니 바르더라도 위태롭다" 함은
구오의 지위가 바로 거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상구효, 행하여 지나온 것을 보아서
선악과 화복을 상세히 살피되
두루 잘못이 없으면 좋고 길하리라.
[상전]에서 이르노니,
"좋고 길한 것"이 가장 윗자리인 상효에
있는 것은 크게 경사가 있음이다.
호랑이를 만나도 흐트러지지 않는 발걸음처럼
일상의 단순 소박한 삶 속에서
자기의 생각이 들어 있어야 한다.
호랑이를 만나도 삶과 죽음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처럼
가난과 부유함, 성공과 실패, 나아감과 물러남을
하나로 바로보는 눈을 얻으면
길이 열린다.
그러나 민중의 눈길을 마주보며
그 사나움 속에서 하늘마음(천심)을 읽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내면의 두려움을 어느 누가 완전히
잠재울 수 있을까
근시안적 안목, 부족한 실천력, 무모한 의지로
눈빛이 흐려지면
호랑이에게 물린다.
투명하게 하는 것이 명상
명상이란 평온하게 앉아서
하늘의 섭리를 받아내는 것입니다.
마음이 요동하거나 범람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하늘에 노출시킨다는 것은
온 세상에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낸다는 뜻입니다.
꾸며 대지 않고 자기를 속이지 않고
하늘 아래 투명하게 하는 것이 명상입니다.
명상은 하늘 아래 연못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본받는 행위일 뿐입니다.
명상의 자세 중에 손바닥을 위로 보이게 하는 것도
다름 아닌 연못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일상적으로 쓰는 전기는 누군가의 눈물을 타고 내게 왔습니다.
고기 반찬 하나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이 바탕에 깔려 있을까요.
내 아이 공부 잘하기를 비는 마음도
어느 아이에게는 자살을 생각하게 만드는 위협일지 모릅니다.
세상 사는 게 죄 짓지 않는 게 없습니다.
우리가 오늘 살아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희생을 담보로 살아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자각과 실천은 성자의 삶과 운동가의 실천 사이를
줄타기처럼 왔다 갔다 해야 합니다.
홀로 있을 때는 자기를 돌아보고,
가능한 한 소박하고 단순하게
자기 스스로 자기 욕망을 억제하며 살아야 하고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조직할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헌신해야 합니다.
많은 운동가들이 저항과 조직활동의 긴장에 시달리다
일상을 놓치거나, 긴장을 포기하고 거칠게 대들다
호랑이 밥이 되었지만 우리는
호랑이를 따라 걸으며 그나마
정신줄을 놓치 않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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