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전체 글217 무지의 철학: 앎을 넘어 존재하는 삶에 대하여 무지의 철학: 앎을 넘어 존재하는 삶에 대하여1. 앎은 삶을 완전히 포착할 수 있는가? “인간은 앎을 통해 해방될 수 있는가?” 라는 계몽주의의 오래된 질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이해하고자 하고, 설명하고자 하며, 투명하게 만들고자 한다. 그러나 한 가지 근본적인 역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완전히 알려진 삶은, 이미 죽은 삶이라는 점이다. 앎은 대상의 구조를 밝히지만, 삶은 구조 이상으로 불확정적이고 모순적이며 자생적인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언제나 흔들리고, 불완전하며, 자기 자신에게조차 불투명하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는, 아이러니하게도 살아 있는 것의 깊이와 떨림을 제거하는 폭력으로 작동한다.2. 무지란 무엇인가: 니체의 경구에서 시작하여니체는 후.. 2025. 7. 16. 잠과 꿈의 폐지: 미래의 인간성과 감각의 몰락에 대하여 잠과 꿈의 폐지: 미래의 인간성과 감각의 몰락에 대하여“미래의 인간은 잠과 꿈을 비생산적인 요소로 간주하여, 마침내 그것들을 제거하려 할지도 모른다.“우리는 점점 잠을 미워하게 된다.우리는 점점 꿈을 낯설어한다. 그것은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잠은 생산하지 않고, 꿈은 축적되지 않으며, 둘 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효율과 성과를 숭배하는 체제 속에서, 인간은 점차 잠과 꿈을 “불필요한 생리적 낭비”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 날, 잠을 삭제하고, 꿈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1. 인간 이후의 인간: 깨어 있는 기계 이미 시작은 이루어졌다. ‘각성제 산업’은 수면의 필연성을 점차 우회하기 시작했고, AI의 발달은 우리의 무의식을 외주화하는 중이다. .. 2025. 7. 16. 🌹백만송이 사랑 – 하나님 나라를 향한 순례자의 노래 🌹백만송이 사랑 – 하나님 나라를 향한 순례자의 노래1.먼 옛날 어느 별에서내가 세상에 나올때사랑을 주고 오라는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백만송이 피워 오라는진실한 사랑 할 때만피어나는 사랑의 장미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2.진실한 사랑은 뭔가괴로운 눈물 흘렸네헤어져간 사람 많았던너무나 슬픈 세상이었기에수 많은 세월 흐른 뒤자기의 생명까지 모두 다 준비처럼 홀연히 나타난그런 사랑 나를 알았네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3. 이젠 모두가 떠날지라도.. 2025. 7. 16. 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 슬픔 없이 지나간 단 순간들을 기억하며 슬픔이 없는 십오 초심보선아득한 고층 아파트 위태양이 가슴을 쥐어뜯으며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치욕에 관한 한 세상은 멸망한 지 오래다가끔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난다가능한 모든 변명들을 대면서길들이 사방에서 휘고 있다그림자 거뭇한 길가에 쌓이는 침묵거기서 초 단위로 조용히 늙고 싶다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비가 새는 모든 늙은 존재들이새 지붕을 얹듯 사랑을 꿈꾼다누구나 잘 안다 이렇게 된 것은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과거가 뒷걸음질 치다 아파트 난간 아래로떨어진다 미래도 곧이어 그 뒤를 따른다현재는 다만 꽃의 나날 꽃의 나날은꽃이 피고 지는 시간이어서 슬프다고양이가 꽃잎을 냠냠 뜯어먹고 있다여자가 카모밀 차를 홀짝거리고 있다고요하고 평화로운.. 2025. 7. 15. 이전 1 ··· 3 4 5 6 7 8 9 ··· 55 다음 728x90